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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에세이]나에게 자유란 무엇일까?

by ME AND YOU 2022. 6. 5.

자유란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나는 자유로운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전에 '자유'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자유의 사전적 정의는 구속이나 억압 따위의 정해진 틀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세계는 사회, 법칙, 규율 등 다양한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책임, 처벌, 양심 등 무수히 많은 억압을 받고 있으며, 자유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유롭다는 것은 '억압으로부터 해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억압들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억압이 있을 뿐이고, 오히려 제한된 자유에서 해방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억압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나는 자유롭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애 버립니다. 

 물론 우리는 종종 자유롭다고 말합니다.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서, 몇 타인에게서, 이 국가에서는 말입니다. 자신의 자유를 제약하면서까지 제한된 자유를 누리는 데에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을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느껴지는 구속감, 자유를 보장해야 할 국가로부터 자유를 빼앗기는 이런 현실을 인식한다면, '나는 자유롭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는 자유로운가'라는 질문보다는 '나는 얼마나 자유로운가'라는 질문에 현대인에게 훨씬 더 쉬울지도 모릅니다.

 

핸드폰이란 자유로운 감옥인가?

 핸드폰은 네모난 섬입니다. 섬 안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그 자유를 벗어나면 우리는 자유를 잃어버립니다. 점심을 먹을 준비를 합니다. 우리는 쉽게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먹고 싶은 것을 언제든 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요리하지 않아도 핸드폰만 있으면, 제가 원하는 음식은 따뜻하게 집 앞까지 배달됩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그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후기들이 적혀 있습니다. 글들을 읽어보니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여러 사진과 후기들을 올려주었습니다. 익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저는 윤리 강의를 들으러 갑니다. 교수님께서 저에게 '나는 자유로운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시키셨습니다. 네모난 섬 안에서는 되게 솔직하게 저의 생각을 표현했는데, 저는 저의 의견을 잘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나처럼 발표를 했다면, 자신의 의견들을 솔직하게 다 얘기할 수 있었을까? 자신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그건 자유가 아닙니다. 여기는 어디일까? 네모난 섬의 밖입니다. 저는 핸드폰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길었던 강의가 끝나고 처음에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강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다들 또 네모난 섬에 들어갔나 봅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

 저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 누구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체육대회에서 달리기를 할 때도, 발표를 할 때도, 하물며 새로 산 바지 하나를 입고 나갈 때도 그랬습니다. 외출을 나가려고 바지를 고를 때, 제 바지의 색깔이 지나치게 밝거나 어두워 보이지 않을지, 키도 작으면서 괜히 신발을 덮을 정도로 긴바지를 입은 탓에 다른 사람들이 비웃지 않을지를 매번 걱정합니다. 또, 일을 하러 가서도 타인의 시선에 눈치를 보며, 마치 무언가에 짓눌린 듯 행동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반응하며, 그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춰 행동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들의 입맛에 본래의 '나'를 숨긴 채, 가면을 쓰고 행동을 합니다. 왜냐하면 마치 동물에 등급을 매기듯, 사회는 저에 대해 등급을 매기고, 저는 그들의 평가에 의해 새로운 '나'로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타인의 평가에 눈치를 보며,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하면서, 저절로 타인의 시선에 눈치를 보기 시작합니다. 억압은 은연중에 사회에 퍼져 있고, 우리는 그에 따라 행동합니다. 저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제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작은 것에서부터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우리 사회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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